내가 쓴 글 퇴고 및 칼럼 형식으로 바꾸기 -달리기를 하는데 이런 생각을 한다고?
안녕하세요. 격주 금요일에 만나는 11년 차 체육 교사 최은주입니다.
오늘은 달리기와 관련된 책 한 권을 소개하려 합니다. 『달리기와 존재하기』라는 책을 접했던 건 임용 고사를 준비하던 시기였습니다. 공부 빼고 다 재미있었던 시절, 그때 책을 더 재미있게 읽었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달리기. 생각만 해도 얼마나 지루한지요. 저는 오래달리기가 싫었습니다. 대학교 때 제가 다니던 학교에는 ‘3월 운동’이라고 해서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학교에 잘 적응하고 체육과에 필요한 체력을 길러준다는 명목으로 운동을 시켰습니다. 그중에 오래달리기가 있었습니다. 선배들이 강제로 시켰는데 시켜서 하니 더 싫어졌습니다. 하지만 임용 고사에 계속 떨어지면서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말처럼 인내가 중요한 가치라 생각하게 되었고 제가 싫어했던 오래달리기를 제가 자발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달리기를 처음 했던 그해에 시험에 합격하게 됩니다.
『달리기와 존재하기』. 이 책은 저에게 지루하고 고통스러웠던 달리기의 이미지를 바꿔준 책이었습니다. 십수 년 전, 운동을 하며 자기 경험을 풀어 쓴 책은 제 기억으론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달리기와 존재하기』는 그런 의미에서도 특별했고 저자인 조지 쉬언이 달리면서 참된 자아를 발견하고 예술이 나오며 플라톤 등 여러 철학자 사상을 이야기한 것도 달리기에 대한 인상을 바꿨습니다. 달리기 자체에 뭔가 새로운 세계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으니까요.
『달리기와 존재하기』. 를 쓴 조지 쉬언은 미국의 심장병 전문의였는데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면서 '더 이상 이대로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의사 일을 접고 44살에 어렸을 때 즐겼던 달리기를 다시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후 자신의 새로운 몸과 삶을 발견하게 되었고 기록 면에서도 50대 1마일 달리기 세계 신기록을 세웠고 예순한 살의 나이에 3시간 1분이라는 개인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지방 신문에 칼럼도 연재하여 호평받았고 잡지 러너스 월드에서 많은 글을 썼습니다.
그의 글을 읽고 달리면 달리기 자체에 참 순수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철인 3종 같은 조금 더 도전적인 스포츠를 해보면서 스포츠 그 자체에의 즐거움이 존재하고 그걸 위해 죽음을 불사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그냥 죽으면 안타깝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빠져서 죽음의 공포를 넘어선 영역에 들면 행복하지 않을까, 그런 것에 인생을 거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의 책에는 달리기에 빠진 작가 조지 쉬언의 모습만이 있지만 러너스 월드 편집자가 본 조지 쉬언은 또 다른 모습으로, 엄청나게 경쟁적인 사람이라 표현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달리기의 커리어를 볼 때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고는 그런 기록을 가질 수 없으니 틀린 말은 아닐 수 있겠죠. 러너스 월드 편집자는 어렸을 때부터 선수였으며 보스턴 마라톤을 1위로 들어온 적이 있는 분이라 아마추어 세계를 높게 보지 않아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제가 직접 본 것이 없기 때문에 무엇이라 말할 순 없지만요.
아무튼 전 이 책 덕분에 운동하며 쓴 여러 책과 글들을 볼 수 있었고 운동에 흠뻑 빠진 사람들을 관심 있게 봤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의 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책이라 저에겐 특별합니다. 독자 여러분도 읽어보시면 달리기라는 새로운 세상에 들어오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함께성장연구원 칼럼니스트 최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