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치를 시험 문제를 알 수 있다면?
체육 수업 시간 때 학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내일 치를 시험 문제를 오늘 알 수 있다면? 피타고라스 정리를 증명하라는 문제가 나온다면. 한 번도 푼 적 없는 친구가 그 문제 풀이를 오늘 외워서 내일 풀면 어느 정도는 승산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 번도 달려본 적 없는 친구가 20km를 달리라고 한다면. 또는 뒤로 공중 돌기가 나온다면. 알지만 풀 수는 없을 것이다.
피타고라스 정리 증명처럼 ~라는 것을 안다(know that)로 표현되는 지식을 명제적 지식 또는 서술적 지식이라 한다. 명제적 지식은 탐구의 결과로 생긴 지식으로 어떤 사실이나 이론, 원리에 대해 아는 것으로 진위를 구별할 수 있는 문장으로 표현된다. 반면 20km를 달린다던가 뒤로 공중 돌기를 하는 지식을 방법적 지식 또는 절차적 지식이라 한다. 이는 ~을 할 줄 안다(know how)는 것으로 표현되는 지식이다. 방법적 지식에서 앎의 내용이 되는 것은 어떤 일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나 기술과 표현된다.
체육에도 서술적 지식도 중요하지만 할 줄 아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적 지식이 다른 교과와 좀 더 차별화되는 지식이 아닐까 한다. 주로 수행평가에서는 이 방법적 지식을 많이 측정하기도 하거니와 생활 속에서 습관이라든지 실행하는 부분들이 방법적 지식을 많이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점차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어떻게 세상에 응용하고 실행해야 하는지 하는 부분들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인 것이다. 이런 지식은 계속 해서 익히고 표현해 나갈 때 더 확장되고 내 것이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