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21. 19:53ㆍ카테고리 없음

안녕하세요. 11년 차 체육 교사 최은주입니다. 금요일 아침에 뵈어야 하는데 늦게 뵈어 죄송할 따름입니다. 6월 7일 편지글은 여행 중 텐트 안에서 노트북으로 글을 써서 올렸는데 3박 4일의 여행 후 고삐가 풀려 많은 것들을 놓쳤습니다. 이렇듯 여행은 사람을 변하게 하는 모양입니다.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여행 후 느꼈던 점을 몇 가지 적어봅니다.
먼저, 움직이는 것 자체가 사람을 보람차게 한다는 사실. 저희 부모님, 또 이모님들을 비롯해 가까운 친척분들이 농사를 많이 지으십니다. 어렸을 때는 들어가는 노동에 비해 수확이 적은 것 같은 농사일을 왜 하는지 몰랐지만, 이번 자전거 여행을 통해 조금을 알 것 같습니다. 내 몸을 써서 땀을 흘리는 일은 그 자체로 나를 기쁘게 한다는 것입니다. 평지와 내리막길이 나오면 페달을 밟고 높은 오르막이 나오면 자전거를 끌었습니다. 밤에 피로가 쌓이긴 했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노동(?)의 개운함이 있었습니다. 자전거는 저의 장난감이기도 하지만 걷는 것보다는 생산적인 제 이동 수단이었으니까요.
두 번째는 역시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것. 울릉도에 울라라는 카페가 리뷰가 많길래 목적지로 정하고 가보았습니다. 해안도로에서 카페로 가는 도중 이렇게 가파른 오르막은 오랜만이었습니다. 자전거를 타지 않고 끌어도 종아리 근육이 많이 땅겨서 중간에 그만둘까 했지만, 옆에 펜션 사장님께 자전거를 맡기고 걸어갔습니다. 올라가니 또 경치가 달라지더라고요. 무언가 이루기 위해서는 노력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일상생활과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상과 다른 곳에 있으니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좀 더 성찰하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삶은 여행이라는 말이 있는데 아직 내공이 깊지 않은가 봅니다. 여행의 기분이 돌아오지 않았는지 저는 이번 편지글뿐만 아니라 며칠간 많은 것들을 놓쳤습니다. 일단 제 앞에 놓인 현실을 마주해야겠습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성장인문학연구원 칼럼니스트 최은주